코로나로 취소된 British Airways (영국 항공) 환불
코로나가 유럽에 심하지 않았을 2월, 나는 올 부활절 연휴에 런던 여행을 계획했었다.
천성이 게으른지라 항공권과 숙소만 예약하고 이후의 것들은 하나도 준비하지 않았다.
아, 첼시 경기를 보고자 티켓팅을 위해 멤버십을 가입했는데 경기가 모두 미뤄져서 쓸모가 없어졌다.. 예쁘지도 않은 멤버십 카드만 30파운드를 주고 산 셈이 되었다.
부활절 연휴는 크리스마스와 더불어 유럽 사람들의 가장 큰 연휴 중 하나이기 때문에 이 시기에는 모든게 비싸고, 나도 항공권에 꽤 많은 돈을 지불하였다. 왕복으로 한 30만 원 정도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하지만 현재 독일-영국 간의 하늘길이 닫히고 있는 상황에서 비행기가 취소 될것으로 예상하고 있었고, 어제 비행기가 취소되었다는 연락을 받았다.
내 일정은 독일 -> 영국은 British Airways, 영국 -> 독일은 Easyjet 예정이었는데, 우선은 첫 번째 항공편만 취소된 듯하다.
문자로 환불을 원하면 BA.com으로 가라길래 가보니 아래와 같은 화면이 뜬다.
내 예약번호와 이름을 치고 들어가면 내 항공편이 취소되었다는 화면이 뜨고, 무료로 취소할 수 있다, 전액 환불 가능하다, 예약 변경도 가능하며, 환불을 받기 위해서는 전화를 달라, 뭐 이런 게 쓰여있다. 수상한 것은 지금 같은 말을 여러 번 반복하고 있는데 말이 조금씩 다르다는 것이다. 아무튼 아래에 Cancel and refund flight(s) 버튼을 눌러보았다.
그랬더니 짜잔 이렇게 여행 바우쳐 신청서가 뜬다.
아니 나는 환불을 원하는데 무슨 바우쳐야. 그리고 취소 버튼을 눌렀는데 왜 이게 뜨지?
하면서 다시 뒤로가서 눌러보아도 같은 포맷이 뜬다.
하지만 절대로 이 양식을 작성하면 안된다!!
바우처 말고 결제취소나 계좌이체를 위한 환불을 위한 버튼을 찾았지만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다.
이 쌩 양아치들.
이 바우쳐 신청을 하게 되면 현금으로의 환불을 받을 수 없게 된다.
국적기에서 이런 꼼수를 쓰고 있다는 게 참 열 받는다.
그래서 구글링을 해보니 여러 해외 블로그나 심지어 언론사에서도 이 문제를 다루고 있었다. British Airways가 절박하게 환불을 위한 방법을 숨겨두었다면서 빨리 수정할 것을 요구하고 있었다. 관련돼서 실제로 기자도 엄청나게 많은 이메일을 받고 있다고.
현재로써는 바우처가 아닌 현금으로 환불을 받기 위해서는 전화를 해야 하는 것으로 보인다. 영국이나 본인이 살고 있는 지역의 콜센터에 전화하면 된다고 하지만 전화를 걸면, 72 시간 내로 비행기를 타야 하는 급한 사람 아니면 나중에 전화 주세요, 라는 메시지가 나오고 그 이후에 한참을 기다려도 연결이 되지 않는다. 아무래도 다들 비슷한 심정으로 엄청 전화를 걸어대고 있어서 그럴 것으로 생각된다.
개인적인 예상으로는 이런 식의 꼼수는 문제가 될 것이고 추후에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나 같은 경우는 아직 여행까지 시간이 2주 정도 남아있어 조금 더 기다려볼 생각이다. 홈페이지에 환불을 위한 메일 주소나 온라인 폼을 만들어 놓지 않을까. 아니면 시간이 지나면 콜센터가 조금 여유가 생길 테니 그때 가서 전화를 해볼 계획이다.
=======추가 내용
최근에 전화연결이 되어 환불에 성공하였다!
자세한 내용은 아래 포스팅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