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목 골절 수술 + 독일 입원 후기 part 2
이제 본격적으로 입원 및 수술에 관한 이야기를 해보자 한다.
수술은 금요일 이었으며 목요일에는 수술 전 pre-check을 해야했다.
수술을 진행할 의사가 어떤 수술이고 어떤 부작용이 있을지 다 설명을 해주고 내가 설명을 들었다는 서명도 했다. 그리고 마취 전문의도 역시 어떤 마취를 할거고 (나의 경우엔 전신마취를 추천했다. 젊다고..) 어떤 부작용이 있을 수 있으며 금식 시간 등을 알려줬다. 그리고 피검사까지 한 후 pre-check은 마무리 되었다. 이러고 집으로 돌아갔다.
수술전 발목사진
그리고 수술 당일 새벽 7시까지 병원에 가야했다. 의사 말로는 짧으면 하룻밤, 길어야 2,3일 자고 나올거라 그래서 적당히 짐싸고 병원에 갔다. 바로 병실로 안내 되었고 침대에 누워있으니 의사가 나중에 들어와 수술은 11시 일거라고 쉬고있으라 말해주고 나갔다.
10시 30분쯤 간호사가 진통제 알약을 하나 줘서 먹었다. 진통제가 효과가 오려면 한두시간 걸려서 미리 먹는단다.
11시에 침대에 실려서 수술준비실로 갔다. 친절한 간호사가 긴장을 풀어주기위해 노력해주었다. 거기서 손등에 바늘 꼽고 수액을 넣고 가슴에 심전도측정기 달고 혈압도 자동으로 재는 기계를 치렁치렁 달았다.
이전 수술의 일정이 오래걸리는건지 아니면 원래 그런 건지는 모르겠지만 약 30분 뒤 전신마취 약을 간호사가 손목 바늘을 통해 넣었다. 그전까지 다른건 친절하게 다 설명해주었는데 이때만은 주사 넣을 때 아무 말을 안하더라. 아마도 내가 더 긴장할까봐 그랬겠지. 이미 마취제를 넣고 있으면서 나한테 괜찮아요 라고 말을 하던데 팔부터 이상한 느낌이 전해져왔다. 약간 찌릿한 느낌? 이제 오는 구나 마음을 크게 먹고 심호흡하면서 눈을 천천히 한번 감았다 떴고 그쯤에는 이미 온몸이 마비되어가는걸 느꼈다. 시야도 뿌옇게 변하고. 두번째 눈 감았다 뜨는건 기억이 안난다.
이후의 기억은 다른 방에서 내 기저귀를 갈아끼우는 걸로 상쾌하게 이어진다. 한국에선 요도관을 삽입하고 수술하는 경우도 있다는것 같은데 여기는 그냥 기저귀같은걸 입히더라.
시간은 약 1시간 30분이 지난 후 였고 입안에선 이상한 맛이 났다. 블로그 후기 보니 전신마취하면 기도관를 넣는다는데 그 맛인건지 마취때문인건진 모르겠더라.
비몽사몽인 와중에 물 먹으래서 물먹고 있는데 발목쪽에서 통증이 올라오더라 살살. 근데 한 간호사가 옆 아저씨한테 아이스크림을 주길래 뭔 수술 끝나자마자 아이스크림이람 했지만 이내 나는 왜 안줘 로 바뀌었다. 하지만 바로 나도 초코 아이스크림 하나 받아서 세 입만에 먹어치웠다. 5초정도 통증을 잊을 수 있고 목의 이상한 맛을 없애는데 도움을 준것 같았다.
하지만 이제부터 통증이 스멀스멀 올라오길래, 아 이게 블로그에서 봤던 그 통증인가 싶어서 긴장을 하고 참으려는데 엄청 심해졌다. 마침 간호사가 아프니? 1부터 10까지 중 얼마야? 물어봤는데 참 난감하더군. 1통증은 그렇다 쳐도 10통증이 얼마나 아픈지 모르는데 어떻게 말한담. 너무 공대생 마인드인가. 마치 보고서_04.docx, 보고서_최종.docx, 보고서_최종_02.docx, 보고서_최종_final.docx 같이 내가 10이요 라고 해도 좀이따가 15가 나타날것 같은 불안함이었다.
난 우선 7이라 말하니 주사를 하나 놔주었다. 진짜 못참을것 같을 때 놔 주어서 살만 했지만 다시금 점점 세지더라. 내가 생각했던 것처럼. 내 표정을 봤는지 한 십분뒤 간호사가 다시 와서 아직도 아프냐 물었고 이번엔 5라 하니까 불쌍하다는 식으로, 그리고 두방 연속은 안좋은것 같은 표정으로 한방 더 넣어주었더니 1정도로 낮아졌다.
그리고는 얼마 지나지 않아 원래 내 병실로 돌아왔다.
놀란점은 한국에선 수액도 맞고 다리도 못내리게 하고 등등 뭐 많이 하던데 난 방으로 들어오고 방치됐다. 화장실 가고 플때나 진통제 필요하면 저희 부르세요 하고 끗. 바늘은 꽂혀있지만 링겔도 없고 무통주사 같은것도 없고. 다리 올리고 있으라하지도 않고 그리고 발목엔 그냥 붕대만 칭칭이 끝이었다. 이래도 되나 싶었는데 아프진 않아서 그냥 있었다.
시간 지나 화장실 가고 싶어 간호사 부르니까 목발 짚고 가라고 의자로 막혀있던 길 틔여주더군.. 아무튼 그렇게 수술 마치고 나온게 2시였는데 밤 10시인 지금까지 추가적으로 진통제는 안맞았다. 아프지도 않고. 이게 그 두번째 맞았던 진통제가 강력한건지 아니면 원래 이정도 아프고 마는건지 모르겠는데.. 제발 후자였으면 좋겠다.
방금 전에 간호사가와서 혈전증 방지하는 주사 넣고 혈압 체온 재고 나갔다. 이걸로 오늘 하루는 끝.
전반적인 인상은 한국에서 수술 받은적이 없어서 비교하기 애매하지만 여기는 수술 시스템이 굉장히 체계적인것 같고 수술 전후로도 여유가 있어서 의사들이나 간호사가 서두르는 느낌이 하나도 없다. 환자 입장에선 좀 더 안심하게 되는 면이 있는듯.
그리고 나한테 수술 후에 어떤 진통제를 넣은 건지 머르겠지만 수액이나 진통제를 많이 안주는 것 같다. 한국은 2주, 길면 4주도 입원하고 링겔 맞고 그런다던데 난 아마 내일이면 퇴원하라 그럴것 같다.
참고로 병원밥은... 독일에서 뭘 기대하랴.
얼른 나가는 수밖에 없을 듯 하다.
아무튼 수술 1일차 일기 끗!
다음 글은 퇴원절차랑 보험 관련해서 적어봐야겠다.
어떤 질문이든지 환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