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매우 빠르게 흘러 벌써 수술한 지 6주가 지났다.
2주마다 정형외과 의사를 만나고 있는데, 어제도 외래를 받고 왔다.
처음 외래를 갔을 때 의사 말로는 2,4,6주마다 한 번씩 만나면 될 것 같고, 그때마다 X-ray 찍으면서 경과를 보자고 하였다.
그리고 6주 뒤에 목발을 떼자고 하였고 어제가 바로 그날이었다.
사실 이번 주 초부터 집에서는 목발 없이 조금씩 걸어 다니고 있었고 걸음걸이도 많이 나아지고 있었으며, 통증은 거의 없었다. 물론 의사한테 이러고 있다고 말은 안 했다.
이제 드디어 목발과 지긋지긋한 혈전 주사와 안녕이라는 생각에 매우 설레는 마음으로 의사를 만났지만 이 독일 놈의 의사는 2,3주 더 목발을 하자고 하였다.. 마치 애초에 나한테 6주라고 말한 적이 없다는 듯이 ㅠ
의사 말로는 발목이라는 부위가 매우 예민하기도 하고 여러 뼈들이 만나는 지점이라 주의가 필요하다고 하였다. 그래서 이번 주부터는 다친 발에 체중을 싣는 것을 늘려가면서 한 2주 정도만 더 하자고.. 그래서 이번 주는 30킬로 정도의 힘, 다음 주는 40-50 키로 정도의 힘을 주다가 이제 그다음 주에는 목발을 버리라고 하였다. 참고로 내 몸무게는 80킬로 정도이다. 지금은 뼈가 붙기 시작하는 단계인데 이때는 압력을 가해줘야 뼈가 잘 붙으니까 차근차근히 다리에 가하는 힘을 증가시켜줘야 한단다. 평소보다 목발로 주는 힘을 줄이고 다리로 지탱하는 힘을 늘리라고 하였다. 그리고 목발을 쓰고 있으니 당연히 주사도 계속 맞으란다ㅠ
내가 조금 더 빨리 목발 떼면 안 되냐고 조심스레 물어보니까
Nice try, but Nope
어차피 코로나 때문에 집에 있을 테니 그냥 조금만 더 고생하란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더 목발 신세를 지게 되었다.
최근 몇 주간 내 발목에 대한 변화는
- 발목 각도
각도는 조금씩 매우 나아지고 있다. 매일 아침저녁으로 밴드를 이용해서 스트레칭을 해주고 있는데 이게 도움이 되는 건지는 잘 모르겠지만 확실히 나아지고는 있다. 이제 위로 굽히는 건 안 다친 발과 거의 비슷하고 완전히 펴는거는 아직 조금 차이가 난다. 물리치료사가 가끔 발목 각도 확인해가면서 마사지를 해주는데 그 사람이 주물럭거리면 신기하게 발목이 펴지는것도 안다친발과 거의 유사하게 펴진다.. 하지만 집에 돌아와서 시간 좀 지나면 다시 차이 나기 시작..ㅠ
- 통증
수술 후에도 통증이 별로 없는 편이었기 때문에 일상생활하면서 아파서 불편한 것은 거의 없다. 좀 많이 돌아다니면 저녁에 허벅지, 종아리 등 온몸에 근육통이 있는 것? 그리고 발목을 안쪽으로 꺾었을 때 수술 부위가 아픈 건 있다. 하지만 이건 의사한테 물어보니 그렇게 발목이 꺾이면 금속판에 압력이 가해져서 통증이 있을 수밖에 없다고 한다. 시간이 지나면 나아진다고.
- 걸음걸이
집 안에서 살살 몇 걸음씩은 목발 없이 걷는데 내가 생각했을 때 심하게 절뚝이는 것 같진 않다. 하지만 어제 의사를 만나고 온 이후로는 최대한 안 걸으려고 하고 있고, 걸을 때도 힘 안 들어가게 절뚝거리면서 걷는다.
- 목발
이건 물리치료사가 말해준 건데 3 point 목발에서 4 point 목발 사용법으로 변화를 주라고 하였다. 뭔 말이고 하니 원래는 양 목발을 동시에 짚고 다리를 옮겼다면, 이제는 한쪽 목발과 반대쪽 발을 동시에 옮겨서 일반적인 자연스러운 걸음걸이 동작과 유사하게 목발을 써야 한단다. 목발을 버리기 1주일 전부터는 이렇게만 써야지 나중에 좋다고 하는데 뭐에 좋은지는 확실하게 말해주지 않았다. 아님 내가 못 알아들었거나.. 나중에 운동할 때 덜 다친다고 했는데 잘 모르겠다.
아무튼 목발 생활이 2주가 더 늘어나서 우울하긴 하지만 그래도 생각보다 경과가 빨라서 다행이다. 뼈도 잘 붙고 있다고 하였고 통증도 없고. 다만 한 가지 걱정인 건 위의 엑스레이 사진에서 보이는 것처럼 밑에서 3번째 나사가 휘었다. 의사 말로는 휜 건지 부러진 건지 모르겠는데 괜찮단다. 걱정하지 말라고. 자기 발에 들어있는 게 아니니 괜찮겠지. 나중에 뺄 때 문제 생기는 거 아니냐 물어보니까, 그럴 수 있는데 괜찮단다.. 믿어야지 별수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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